나이가 드니 뭐든지 무거운 것은 싫다
아무리 비싸고 고급스러운 옷도 명품 가방도 거추장스러워서 입기가 싫고 들기가 싫다
이제 은퇴한 지도 오래되어 특별히 갈 곳도 없고 또 늙으니 관심도 없어져서
옷 차려 입을 일도 명품 가방 들고나갈 일도 많지 않다
주일에 교회 가는 거와 두어 달에 한 번씩 만나는 동창 부부 몇 사람 만나는 일이 고작일 정도다
몇해전 여름 한국에 나갔을 때 길거리에 옷들을 걸어놓고 파는 광경을 심심찮게 보게 되었다
가격도 너무 싸고 물건도 좋아 보여 단돈 오천 원짜리 여름 원피스 두 벌을 사고
또한 단돈 만원에 바지 두 개를 사 왔다
원피스는 통째로 흘러내리는 단순하고 편한 디자인에 무엇보다 신축성이 있고 가볍고 시원한 데다
잔잔한 꽃무늬도 이뻐서 올여름도 이걸로 여름을 나고 심지어 잠 잘 때도 그대로 입고 잘 때도 있다
바지는 교회 갈 때도 외출할 때도 곧잘 입고 다니는데 이것 역시
가볍고 신축성이 있는 데다 고무줄 허리라 편하기 그지없다
요즘은 천이 좋아서 낡고 찢어져서 버릴 일은 없으니 아마도 내 죽을 때까지 입을 거 같다
우리 인생길을 돌아보면 참으로 거추장스러운 무거운 것들을 이고 지고 힘들게 허덕이며
고개를 넘어 살아온 길이 너무나도 많다
가족은 물론 인간관계들에서 오는 갈등. 끝없는 욕망, 스트레스, 염려, 근심, 걱정…
때로는 내 능력과 지혜와 판단으로 그 짐들을 다소 해결해 나가기도 하지만
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우리를 짓누르고 잠 못 이루며 괴로워할 때도 있다
이러한 무거움에 눌려서 걷 잡을 수 없는 피곤함과 불편함, 짜증과 괴로움. 외로움,
때로는 억울한 일들까지 당하다 보니 우울증도 오고 급기야는 건강까지 해치고 만다
“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 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”(마 11:28)
너무나도 익숙하게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이 암송하는 이 구절인데 왜 내 삶 가운데서 적용하지 못하고 살았을까?
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내 자아. 이기심, 교만과 자존심, 연약한 믿음 때문이다
도저히 내 힘으로는 할 수 없으니 우리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?
그렇다! 진실로 그러하다! 아멘!
예수그리스도 십자가 앞에 무거운 짐들을 다 내려놓자
내 사정과 형편, 내 마음과 생각을 나보다도 더 잘 아시는 우리 주님 앞에 솔직하고 진솔하게 털어놓자
털어놓을 수 조차 없는 나의 연약한 믿음과 완악함까지도 다 아시는 주님이시니
주님을 바라보는 내 마음 하나만으로도 그분께서 알아서 인도해 주실 것이다
해결사는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뿐이시다
그러할 때 내게 진정한 평안과 기쁨이 찾아올 것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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